영국 취업비자와 영주권 신청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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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의 이민 제도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를 거쳐왔다. 특히 ‘순이민자 수(Net Migration)의 대폭 감축’이라는 정치적, 경제적 목표 아래, 영국 내무부(Home Office)는 2024년 4월을 기점으로 취업비자(Skilled Worker Visa)의 문턱을 전례 없이 높여 놓았다. 2026년 현재 영국의 취업 이민은 과거처럼 단순히 스폰서를 구해서 일정 기간 채우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호락호락한 제도가 아니다. 철저한 자격 검증과 막대한 고용주의 재정적 부담을 요구하는 ‘초고도 숙련 인재 유치’로 그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본 칼럼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영국 취업비자에 불어닥친 핵심적인 조건 변경 사항들을 짚어보고, 비자 심사의 핵심인 잡코드(SOC)와 최소 연봉 기준, 기존 체류자를 보호하는 TM(Transitional Measure, 과도기 조치), 그리고 최종 목표인 영주권 신청 조건까지 심도 있게 분석해 본다.

1. 최근 사이의 취업비자 조건 변경: 진입 장벽의 극단적 상향

영국 취업비자 제도의 가장 큰 지각변동은 2024년 4월 4일에 시행된 이민법 개정이다. 이 개정의 핵심은 ‘외국인 근로자의 저임금 유입 차단’에 맞춰져 있다.

과거 수년간 취업비자의 기본 연봉 하한선은 £26,200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내무부는 이를 £38,700으로 무려 48% 가까이 일거에 인상했다. 이는 영국 내 풀타임 근로자 연봉의 중간값(Median)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로, 이제 웬만한 사무직이나 초년생 직급으로는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인력난을 겪는 직종에 대해 기존 연봉 기준의 20%를 할인해 주던 ‘직업부족군(Shortage Occupation List, SOL)’ 제도가 전면 폐지되었다. 대신 ‘이민 연봉 목록(Immigration Salary List, ISL)’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었으나, 포함된 직업군이 대폭 축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연봉 20% 할인 혜택마저 사라져 기업들의 외국인 채용 부담은 극도로 가중되었다. 신규 입사자나 이직을 준비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이 바뀐 제도는 거대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2. SOC 코드와 최소 연봉(Going Rate) 복잡한 상관관계

취업비자 신청의 승패는 지원자의 직무를 분류하는 SOC(Standard Occupational Classification) 코드와 그에 따른 연봉 책정에 달려 있다. 영국 통계청은 직업을 수백 개의 코드로 분류하고, 각 코드마다 영국 노동 시장의 평균적인 ‘시장 표준 연봉(Going Rate)’을 산정해 둔다.

최근 이민법 개정과 함께 내무부는 기존의 SOC 2010 분류 체계를 최신 SOC 2020 체계로 업데이트했다. 이 과정에서 직업 분류표가 세분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Going Rate를 산정하는 기준점 자체가 대폭 상향되었다. 과거에는 해당 직종 종사자 연봉의 ‘하위 25백분위수(25th percentile)’를 Going Rate로 인정해주었으나, 이제는 ’50백분위수(50th percentile, 즉 중간값)’로 기준을 대폭 올렸다.

결과적으로 현재 신규 취업비자를 받기 위한 연봉 조건은 다음의 두 가지 중 ‘더 높은 금액(Whichever is higher)’을 충족해야만 한다.

  1. 기본 연봉 하한선인 £38,700
  2. 본인의 SOC 코드에 배정된 새로운 Going Rate (50백분위수)

예를 들어, IT 프로그래머나 금융 분석가처럼 SOC 코드 상의 Going Rate가 £45,000인 직종이라면 기본 하한선(£38,700)을 넘겼다 하더라도 무조건 £45,000 이상을 받아야 비자가 승인된다. 반대로 취업비자가 가능한 직종의 매니저가 Going Rate가 £32,000인 직종이라 하더라도, 기본 하한선 규정에 묶여 최소 £38,700을 받아야만 비자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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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존 비자 소지자를 위한 생명줄: TM (Transitional Measure, 과도기 조치)

연봉 기준이 하루아침에 폭등하면서, 이미 영국에서 취업비자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은 비자 연장이나 이직, 영주권 신청을 앞두고 큰 혼란과 두려움에 빠졌다. 당장 연봉을 £38,700 이상으로 올려줄 수 있는 고용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내무부는 ‘과도기 조치(Transitional Measure, TM)’라는 유예 제도를 마련했다. 이 TM 규정은 2024 4월 4일 이전에 이미 취업비자를 발급받아 소지하고 있거나, 그 이전에 신청을 완료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일종의 구제책이다.

TM 대상자로 분류되는 기존 체류자들은 향후 비자를 연장(Extension)하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Change of Employment)을 하거나, 5년을 채우고 영주권(ILR)을 신청할 때 새로 도입된 높은 기준(£38,700 및 50백분위수)을 적용받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기본 하한선 £29,000과 본인 직종의 하위 25백분위수에 해당하는 Going Rate 중 높은 금액만 충족하면 된다. 이는 기존 체류자들이 영국에서 계속 생활하며 영주권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강력한 장치다. 단, 이 유예 조치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2030년 4월 3일까지만 유효하므로, TM 대상자들은 이 기한 내에 영주권 신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야 한다.

4. 최근 변경된 취업비자로 영주권(ILR) 신청 조건 요약

취업비자로 5년 연속 체류를 달성하면 대망의 영주권(Indefinite Leave to Remain, ILR)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영주권 신청 조건 역시 지속적으로 까다로워지고 있으며, 심사관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서류를 엄격하게 들여다본다. 주요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주권 신청 시점의 연봉 충족이다. 과거에는 비자를 받을 때의 연봉과 무관하게 영주권 신청 시점의 고정된 최소 연봉 기준(예: £25,600)만 넘으면 되었으나, 이제는 본인이 신규 룰 적용자인지, TM(과도기 조치) 대상자인지에 따라 요구되는 연봉이 다르다. 본인에게 적용되는 기본 하한선(£38,700 또는 £29,000)과 해당 SOC 코드의 Going Rate 중 높은 금액을 영주권 신청 시점에서도 지속적으로 받고 있어야 하며, 고용주는 이를 보증하는 레터를 써서 제출해야 한다.

둘째, 엄격한 거주 기간 결석(Absence) 조건이다. 영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5년을 체류해야 하며, 이 5년의 기간 중 어느 12개월을 산정하더라도 영국 밖에서 체류한 기간이 180일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는 비자 단위로 날짜를 계산하는 예외도 있었으나, 현재는 정확히 롤링 베이스(Rolling basis)로 과거 5년 중 어떤 임의의 12개월 구간을 잘라 보아도 180일 규정을 넘겨서는 안 되도록 규정이 촘촘해졌다. 잦은 해외 출장이나 장기 휴가가 있는 신청자라면 출입국 기록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셋째, 영국 사회 통합 요건이다. 모든 18~64세의 영주권 신청자는 영국 생활과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Life in the UK’ 시험에 합격해야 하며, 동시에 CEFR B1 수준(듣기 및 말하기) 이상의 공인 영어 성적(SELT)을 제출하거나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 취득한 학위로 이를 증명해야 한다.

맺음말: 철저한 5년의 로드맵이 필요한 시대

지금의 영국 취업 이민 제도는 “일단 입국해서 부딪혀 보자”는 식의 막연한 계획으로는 쉽게 살아남을 수 없는 막강한 시스템이다. 정부는 고숙련, 고임금 노동력만을 영국 경제에 수혈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법안에 담아내고 있다.

자신의 직무가 어느 SOC 코드에 해당하는지, 새로 바뀐 Going Rate연봉을 고용주가 감당할 수 있는지, 자신이 TM(과도기 조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인지를 명확히 분석해야 한다. 단순히 현재 비자를 연장하는 것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5년 뒤 영주권을 신청하는 그 시점의 연봉과 조건까지 고려하여 철저한 로드맵을 세우는 것이, 이 복잡하고 냉혹한 이민법의 틈바구니 속에서 성공적인 영국 정착을 이뤄내는 안전한 길이다.

ㅁ 참고로, 한국인의 영국비자 수속은 25년이상 경력을 가진 영국공인 영국비자수속기관인 영국닷컴 영국이민센터를 통해 주로 비자를 수속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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